4월말 기준 6개 은행 주담대 잔액 증가…작년보다 속도는 느려

(연합뉴스 제공)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79조723억원으로 전월 말(378조4천212억원)보다 6천511억원 늘었다.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1월과 2월에는 전월대비 2개월 연속 감소했다.

금융당국의 대출 심사 강화로 은행들이 개인 대출을 깐깐히 들여다봤고, 부동산 시장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3월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고, 지난달에도 늘어나 2개월 연속 증가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늘어난 것은 최근 주택 매매가 늘어났고,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도 상승세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는 지난달 7천788건으로 전달(6천700건)보다 16.2%(1천88건) 늘었다.

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주택가격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267만원을 기록했다.

중위가격은 주택 매매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6억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본격적으로 증가세에 들어갔다고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택담보대출이 늘었지만 지난해 4월 증가량 (3조2천66억원)의 20% 수준에 불과해서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전달에 비해서는 늘었지만 지난해 4월(8천460건)에 비해서는 672건(7.9%) 줄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분위기에 은행들의 대출 심사 강화 기조도 여전하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7일부터 대출심사 때 매달 갚아야 하는 기존 대출의 이자는 물론 원금 상환액까지 고려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현재 DSR 적용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DSR 도입은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의 개선은 서울과 일부 수도권에서나 일어나고 있고 일부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며 "이달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부동산과 가계부채 관련 정책의 방향이 정해져야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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