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틈 사이
겸손이 지나친 사람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
찬바람을 비껴가는 냉이처럼
너도 생존 전략이 있었구나
토종 민들레는 하얀 미소로
서양종 민들레는 노란 미소로
짓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이 땅의 민초※로구나
질긴 불사신※이로구나
경이로움과 고결함은
매화와 같은 급인데
흔해서 귀함을 모른 탓인가
눈길 한번 안 줘도
일편단심 사랑만을 부탁하는구나
벌과 나비도 날기 전인 새봄부터
벌과 나비가 겨울을 준비하는 늦가을까지
꽃을 피우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그러하듯
씨앗을 날려 대(代)를 잇는
숙명 같은 기특함이 있었구나.
※ 민초(民草) : 백성을 질긴 생명력을 지닌 잡초(雜草)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
※ 불사신(不死身) : 어떤 병이나 상처, 고통 등에도 죽지 않고 견디어 내는 몸.
일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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