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틈 사이
 겸손이 지나친 사람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
 찬바람을 비껴가는 냉이처럼
 너도 생존 전략이 있었구나

 토종 민들레는 하얀 미소로
 서양종 민들레는 노란 미소로
 짓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이 땅의 민초※로구나
 질긴 불사신※이로구나

 경이로움과 고결함은
 매화와 같은 급인데
 흔해서 귀함을 모른 탓인가
 눈길 한번 안 줘도 
 일편단심 사랑만을 부탁하는구나

 벌과 나비도 날기 전인 새봄부터 
 벌과 나비가 겨울을 준비하는 늦가을까지
 꽃을 피우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그러하듯
 씨앗을 날려 대(代)를 잇는 
 숙명 같은 기특함이 있었구나. 

※ 민초(民草) : 백성을 질긴 생명력을 지닌 잡초(雜草)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 
※ 불사신(不死身) : 어떤 병이나 상처, 고통 등에도 죽지 않고 견디어 내는 몸. 

▲ 오산시 문학회 사무국장 박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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