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기성용 "대표팀 수준 미달…정신차려야" 자책

▲ 28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 시리아와의 홈경기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경기를 보고 있다. 왼쪽은 시리아 아이만 하킴 감독. (연합뉴스 제공)

아시아를 호령하던 한국 축구의 뚜렷한 하락세에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도 흔들리고 있다.

태극전사들의 기량과 투지는 팬들의 기대치에 한참 모자라고,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의 전술도 선수들의 경기력 하향세와 맞물려 먹혀들지 않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2패(승점 13)를 기록, 이란(5승2무·승점 17)에 이어 아슬하게 조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조 3위 우즈베키스탄(4승3패·승점 12)에 승점 1차로 쫓기는 터라 이제 최종예선 남은 3경기는 말 그대로 '피를 말리는 승부'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남은 3경기 상대를 보면 가시밭길이다.

한국은 6월 13일 카타르와 원정으로 최종예선 8차전을 치른 뒤 8월 31일 홈에서 '최강' 이란과 9차전을 펼친다.

그러고서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 원정으로 최종예선 10차전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

A조 '꼴찌' 카타르가 승점 4로 사실상 본선 진출이 좌절된 약체지만 한국이 '중동 원정'으로 맞서야 한다는 게 부담이다.

여기에 역대 전적에서 9승7무13패로 밀리는 이란과 홈경기 역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결국 한국은 '본선행 직행 티켓'이 걸린 조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 10차전 맞대결에서 '러시아행 티켓'을 향방을 결정할 전망이다.

역대 월드컵 본선 진출 과정을 돌이켜봐도 손쉽게 '본선행 티켓'을 따낸 적은 없지만 가장 최근인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 역시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까지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당시 한국은 최종예선 7경기에서 승점 14(4승2무1패)를 쌓아 이란(승점 13)을 2위로 밀어내고 A조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3위 우즈베키스탄과(승점 11)과는 승점차를 3으로 벌려 놓은 상태에서 한국은 이란과 최종전을 펼쳤다. 우즈베키스탄의 최종전 상대는 카타르였다.

같은 시간 벌어진 경기에서 한국은 이란에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고 있었고, 우즈베키스탄은 카타르를 상대로 골폭풍을 일으켰다.

결국 한국은 이란에 0-1로 패했고, 우즈베키스탄은 카타르를 5-1로 대파했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나란히 승점 14를 기록했지만 한국이 골득실에서 1골 앞서 가까스로 본선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한국이 추가 실점하고, 우즈베키스탄이 한 골만 더 넣었다면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7회 연속에서 마침표를 찍을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최종예선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1무2패의 참담한 성적표로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르고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 티켓에 도전하는 태극전사의 모습은 크게 바뀐 게 없다. 오히려 더 나빠졌다.

4년 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8경기를 치러 13골을 넣어 경기당 평균 1.625골에 실점은 7골로 막아 경기당 1실점에 그쳤다.

하지만 슈틸리케호는 최종예선 7경기 동안 9득점에 그쳐 경기당 평균 1.29골에 머물렀다. 실점은 7골로 경기당 1실점이다.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대표팀의 부실한 득점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오히려 지금보다는 더 많은 골을 넣은 형국이다.

결국 공격수들의 결정력은 더 나빠졌고, 수비 역시 개선된 게 없다는 결론이다. 더불어 사령탑의 전술도 상대에게 뻔히 읽힐 정도로 단순했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호의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도 대표선수들의 기량 저하를 지적하고 나섰다.

기성용은 28일 시리아와 최종예선 7차전에서 1-0으로 신승을 거두고 나서 "승리는 했지만, 경기력에선 매우 실망스러웠다"라고 밝혔다.

그는 "밖에선 슈틸리케 감독님의 전술 문제를 탓하고 있는데, 내가 봤을 땐 전적으로 선수들 문제"라며 "지금처럼 플레이하면 그 어떤 지도자가 와도 문제가 발생한다. 대표팀 수준이 아니었다. 정신 차려야 한다"라고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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