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시문학회 사무국장 박민순

모처럼 쉬는 주말인데, 온통 촛불과 태극기 물결뿐이다. 이리저리 TV 채널을 돌리다가 두 사람이 서로 힘을 합하여 살아가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봤다. 그 눈물겨운 감동이 오래도록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세 살 때 감전사고로 두 팔을 잃은 자원치(54세) 씨와 한쪽 눈이 시력을 잃은 채 태어났는데, 16년 전 채석장에서 일하다가 나머지 눈마저 시력을 잃어 시각 장애인이 된 자하이샤(55세) 씨가 중국의 작은 마을에 산다.

원치 씨는 한때 장애인 예술단체 단장까지 맡았으나 아버지가 아프다는 소식에 고향 집으로 돌아와 결혼도 하지 못했으며, 하이샤 씨는 아들 하나를 둔 가장으로 고기 꼬치 장사를 하는 부인과 산다. 하이샤 씨 부인이 장사를 나간 사이 둘이서 칼국수로 점심을 해 먹는다. 둘이서 합심하여 한 끼 식사 준비하는 과정은 처절하리만큼 애처롭고 눈물겹다.

삶을 포기하려던 적도 있었던 두 사람은 참된 우정으로 서로를 의지하고 부족한 면을 보완하며 산다. 원치 씨는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꿈꾸고 있던 일이 있다. 석회 채석장이 들어서면서 황무지로 변한 마을, 먼지바람에 여러 생물까지 멸종위기에 이르렀다.

원치 씨는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두 팔이 없는 원치 씨는 그 일을 할 수 없다. 하이샤 씨와 힘을 합해 첫해에 두 사람은 나무 800그루를 심었지만 단 두 그루만 살아남았다. 물 없이는 나무가 살아날 수 없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묘목을 살 돈이 없어 나뭇가지를 잘라 심었다. 노력과 정성 끝에 싹이 자라났다.

“저희를 보세요. 공통의 목표를 향해 협력한다면 불가능은 없습니다. 비록 이러한 모험에서 우리의 정신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10년 동안에 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어 숲이 되었다. 이에 감동한 마을위원회는 100에이커의 토지를 두 사람에게 주었다. 일하려고 태어난 사람처럼 두 사람은 잠시도 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신체장애가 결코 장해가 되지 않고, 도전하는 삶으로 아름답게 빛난다.

행복은 스스로 하기 나름이다. 내 곁에는 내 인생의 동반자 아내가 있고 아들까지도 두었으니 마음 든든하다. 두 눈과 두 팔 멀쩡하게 낳아주신 부모님, 평생을 오토바이와 자동차 운전대를 잡고 사는 직업임에도 큰 사고 한 번 안 나게 하신 신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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