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소방서장 김종현

조선시대 청백리는 관직수행 능력과 청렴, 근검, 도덕성, 경효, 인의 덕목을 두루 갖춘 관료를 가리킨다. 청백리로 선정되면 후손들까지 벼슬길에 나갈 수 있는 특권이 내려졌으니 청렴을 얼마나 강조했는지 알 수 있다.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뜻하는 청렴(淸廉)은 예로부터 공직자는 물론 누구나 지켜야 할 첫 번째 덕목으로 생활 속에서 늘 강조되어 왔으며 부패는 정치, 사상, 의식 따위가 타락함을 뜻하는 말로서 쉽게 생각나는 사자성어로 견물생심(見物生心)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조선시대 다산 정약용이 쓴 목민심서에 나오는 글 중에 '청렴은 목민관의 본분이자 모든 선의 근원, 덕의 바탕이니 청렴하지 않고서는 능히 목민관이 될 수 없다'라는 문구가 있다.

2017년 1월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한‘2016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총 176개 참가국 중 52위에 머물러, 2015년 37위에서 순위가 15단계가 떨어졌다. 이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한정해 보면 35개 회원국 중 공동 29위에 해당되는 기록으로 사실상 최하위권으로 분류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리 부패를 막는 법률이나 규정을 잘 만들었다고 해도 지켜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다. 규정을 잘 지켜 청렴한 사회가 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우리 스스로가 자정 노력을 통해 청렴한 사회로 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는 노력 못지않게 청렴 원칙을 지키고 부정, 부패 근절을 위해 발 벗고 나설 때 비로소 청렴한 사회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것이다.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길은 지름길이 아니다. 지름길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 험하기만 할 뿐, 정도로 간 사람보다 늦게 도착하기 일쑤다. 지름길보다는 반부패와 청렴의 길에서 모두 함께 걸으며 빨리가기 보다 멀리가자.

우리사회는 지금까지 지름길을 쫓아가는 분위기 속에서 부패를 능력으로 알던 시대를 살아왔다. 부패가 국가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청렴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청탁금지법의 시행으로 당장 공직자 및 공적 업무 종사자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청탁금지법의 영향은 이에 국한되지 않고 빠른 시일 내에 우리사회 전반의 풍경을 일시에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결국 신중함 속에서 차근차근 실천하는 것만이 청탁금지법의 조기정착, 더 나아가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일조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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