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헬스투어' 가면 마음이 즐겁다

하루하루 쉬지 않고 돌아가던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여행은 즐겁다. 그 여행길에 건강까지 챙긴다면 일거양득이 아닐까.

자연 속에서 지친 심신에 휴식을 주고 새로운 동력을 챙기겠다는 작은 욕심이라도 있다면, 양평으로 눈길을 돌려볼 만하다.

지난해 9월 경기도 양평군이 첫선을 보인 '양평헬스투어'는 치유와 여행을 결합한 독특한 체험 여행 상품이다.
 
대자연 품에서 쉬어가는 쉼표여행, 숲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는 힐링여행이 기다리는 양평으로 떠나보자.

◇ '경기도의 소금강' 소리산

일종의 유료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양평헬스투어는 숙박을 겸한 1박 2일 코스를 권장하지만 일정이 촉박하다면 당일 코스도 이용할 수 있다.

양평군 헬스투어코스센터(☎031-770-1004∼5)에 예약하면 코스마다 전문 코디네이터의 안내를 받아 이용할 수 있다.

코스는 세 가지다. 산림휴양형 '소리산' 코스, 다이내믹한 '물소리길+자전거길' 코스, 조망이 좋은 '쉬자파크' 코스이다.

소리산은 '경기도의 소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풍광이 아름답다. 해발 479m로 높지 않지만 깊이가 있다. 깎아지른 바위절벽과 참나무, 소나무, 단풍나무가 우거진 산길은 강원도의 그것과 닮았다.

고로쇠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하는 매년 경칩을 전후해 고로쇠 축제가 열리기도 하지만 겨울이면 인근 소리산마을(단월면 석산리)에서 얼음낚시, 얼음썰매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마침 지난 1∼2일 1박 2일 일정으로 소리산 코스를 찾은 서울인재개발원을 통해 신청한 사회복지 공무원 참가자들의 발길을 따라가 봤다. 총 6.5㎞ 코스를 4시간 동안 이동하지만 참가자 연령이나 요청에 따라 맞춤형 조정을 할 수 있다.

20대에서 60대까지 남녀 20여명으로 구성된 참가자들은 5㎞ 코스로 단축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힐링건강지원센터 보건복지프라자라는 곳이다. 1박 2일 여정을 사전 스트레스 지수나 건강 체크로 시작한다. 투어가 끝난 뒤 몸의 변화를 비교하기 위한 사전 측정이다.

버스로 소리산 마을로 이동한 일행은 곤드레 비빔밥으로 점심을 했다. 밑반찬 모두 저염식의 시골밥상이다.

산행은 단순한 걷기가 아니다. 중간중간 기후요법(청정 공기, 기압 변화, 음·양지 체험으로 순환·호흡기질환 및 아토피 완화), 크나이프요법(흐르는 물에 손 담그는 냉자극으로 대사증진, 피로회복), 삼림요법(심신안정) 등을 진행한다.

산행 마무리는 숯가마찜질이다. 참숯을 구워내는 숯가마에서 온열요법으로 피로를 푼다. 저녁은 향토 식자재와 한방재료를 넣고 고은 오리백숙은 웰빙식이기 전에 고향의 맛이다.

인근 기업체 연수원에서 숙박한 일행은 자연물을 활용한 프로그램으로 이틀째 일정을 시작한다. 첫 방문지 보건복지프라자를 다시 찾아 건강 수치를 다시 측정하고 생활건강요법 조언도 듣는다.

소리산 코스 여정은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관람으로 마무리된다.

1박 2일 투어에 참여한 서울인재개발원 이두성 주무관은 "첫날 강풍이 불어 조금 힘들었지만 이해하기 쉬운 과학적인 프로그램과 향토색 짙은 로컬푸드 제공이 인상적이었고 모두 만족했다"고 말했다.

양평헬스투어센터 강동윤 기획지원팀장은 "어떨까 하는 표정으로 찾아오셨다가 하루를 머물고 돌아가시는 표정을 보면 무척이나 여유로움과 행복감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 숲속공원 '쉬자파크'…제주올레 닮은 물소리길

양평읍 내에서 바라다보이는 용문산 백운동 중턱에 둥지를 튼 쉬자파크는 전망 좋은 숲속공원이다. 25만㎡ 군유림에 다양한 관목과 낙엽송, 참나무, 자작나무가 자라고 있다.

쉬자파크 입구에서 시작된 일정은 3.5㎞ 숲길을 3시간 반 걷게 된다. 코스 중간에는 사족보행, 지형요법(경사·요철길 걷기, 내리막 스트레칭, 횡와외기욕(누워 하늘보기) 과정이 준비돼 있다. 양평군은 오는 6일부터 사흘간 쉬자파크 일원에서 '프레 양평헬스투어 힐링 페스티벌'을 연다. 페스티벌은 힐링의 주체인 주민과 종사자들간 화합과 소통을 위해 마련한 자리로 헬스투어 체험, 힐링 세미나, 행복공동체 지역만들기 콘테스트, 홍보 전시회 등을 마련했다.

'물소리길+자전거길' 코스는 팔당철교∼신원역 6㎞ 옛 중앙선 철로를 돌아보는 자전거 투어로 시작한다.

'나무꾼 도시락'으로 부르는 점심을 한 뒤 이어지는 물소리길 탐방은 몽양 여운형 생가가 있는 신원역에서 한음 이덕형 신도비까지 4.8㎞ 구간에서 이뤄진다.

물소리길은 사단법인 제주올레 탐사팀이 개발해 2013년 4월 개통한 도보여행 코스다. 헬스투어코스는 총 30㎞ 구간 중 일부다.

세 코스 모두 건강체크, 걷기, 휴식, 치유, 회복, 건강체크 순으로 진행돼 흐름으로 보면 일맥상통하지만, 각 코스만의 특징을 골라 선택하는 재미가 있다. 단체 참가자들이 원하면 주변에 있는 패러글라이딩이나 수상레포츠 체험시설도 이용할 수 있게 연결해준다.

헬스투어에는 지난 1년 2개월간 62회에 걸쳐 3천여명이 다녀갔다. 각종 연수원 단체교육생부터 가족·친목모임까지 다양하다.

양평군 김용옥 헬스투어팀장은 "개인부터 단체까지,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분들이 찾고 있어 얼마든지 그에 맞게 코스를 조정할 수 있게 맞춤형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서울에서 한 시간거리에 있어 색다른 근교 여행코스로 제격"이라고 소개했다.

◇ 여행의 덤…새단장한 근대문화유산 구둔역

헬스투어 코스가 뭔지 모르게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면 지평면 일신리에 있는 '구둔역'을 둘러보고 와도 좋다.

알제 강점기 1940년 4월 건립돼 시골 주민들의 꿈을 실어나르던 간이역 청량리∼원주 복선전철 사업으로 기존 중앙선 기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2012년 8월 폐역으로 남았다.

영화 '건축학개론'에 등장해 첫사랑 여행지로 입소문을 탔던 구둔역이 최근 새롭게 단장해 여행객을 맞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꿈동산(☎031-771-2101) 코레일에서 역사 일원을 장기 임대해 '환상특급 비밀의 시가 여행'이라는 스토리로 입고 지난 2일 농촌문화체험 힐링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역 이름처럼 아홉 가지 스토리로 재구성했다. 고백의 정원, 소원의 나무, 반추의 마당, 비움의 화장실, 행운의 환상열차 종소리 등이다. 블랙베리 힐링 티타임, 다목적공간 행복제작소, 시간이 멈춘 대합실과 역무실도 만날 수 있다.

이동숙 꿈동산 대표는 "과거의 시간이 머물러 단절된 공간이 아닌,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가는 꿈의 공감으로 가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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