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뺑소니' 강씨 2차 경찰조사…'운전자 바꿔치기' 추궁

▲ 최근 강남에서 음주뺑소니 사고를 낸 메이저리거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가 6일 오후 강남경찰서에 재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음주뺑소니 사고를 낸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씨가 6일 경찰에 출석해 2차 조사를 받았다.

강씨는 동승한 친구와 미리 짜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 사실은 없었다면서 많이 반성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강씨는 이날 오후 3시45분께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너무 죄송하고 앞으로 제가 야구로써 보답할 일밖에 없는 것 같다"며 "안에서 다 조사했고 솔직하게 이야기가 나왔다"고 취재진에 밝혔다.
 
강씨는 1시간 가량 이어진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빠른 속도로 이같이 말하고는 황급히 흰색 승용차를 타고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그는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운전자 바꿔치기를 지시했는지, 음주운전 사실을 구단에 숨겼는지 등 쏟아진 취재진 질문에는 "죄송하다"라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앞서 그는 이날 오후 2시40분께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하면서 "정말 죄송하다"며 "모든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고 성실히 조사받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검은 코트 차림에 굳은 표정의 강씨는 당초 오후 3시 경찰에 출석하기로 했지만 예정보다 15∼20분가량 일찍 모습을 드러냈다.

강씨에 대한 조사는 사고 당일에 이어 이날이 두번째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동승한 친구와 미리 짜고 운전자 바뀌치기를 시도했는지 집중 캐물었다.

사고 직후 강씨는 호텔로 들어가버렸고 강씨와 동승한 중학교 동창 유모(29)씨는 경찰에 "내가 운전했다"며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블랙박스 확인 결과 강씨가 운전한 사실이 들통나면서 유씨에게 거짓 진술을 부탁하거나 강요 했는지 여부에 대한 의혹이 일었다.

강씨는 조사에서 "친구에게 부탁하거나 시킨 사실이 없으며 친구가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할 줄 몰랐다"면서 "많이 반성하고 있고, 다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먼저 호텔로 올라간 것에 대해서는 "(유씨가) 내가 처리할 테니 그냥 빨리 올라가라"고 말해서 그렇게 했다는 취지로 이날 진술했다.

유씨는 지난번 경찰 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한 이유로 "친구라서 선의로 그랬다"며 강씨와 사전 공모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씨를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입건한 상태이며, 유씨에게 범인 도피 혐의를 추가 적용할지 법리검토 중이다.

경찰은 강씨를 추가 소환할 계획은 없으며, 두 사람 간 진술이 어긋나는 점이 없어 사건을 마무리해 조만간 검찰로 송치할 방침이다.

앞서 강씨는 2일 오전 2시48분께 음주 상태로 BMW 승용차를 몰고 삼성역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그대로 달아나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사고후미조치) 혐의로 입건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인 0.084%였지만, 강씨는 누적 적발 횟수가 3차례가 돼 '음주운전 삼진아웃제' 적용으로 면허를 취소당하게 됐다.

강씨는 이번 사고에 앞서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나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전력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선수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됐다.

강씨는 당초 1월 말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출국이 예정보다 당겨졌다면서 일찌감치 경찰에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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