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국 사회2부 부장 박희범

'남을 속이는 것은 곧 자신을 속이는 것인데, 이것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 심해진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자기기인(自 欺 欺 人)'. 이를 쉽게 풀이하면 '자기를  속이고 남을 속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말에서 기(欺)는 속인다는 뜻이다. '대학(大學)'에서는 '자신을 속이지 말라(毋自欺)'고 했다. 이 말에 덧붙여 주자(朱子)는 주자어류(朱子語類)에서 자기기인(自 欺 欺 人)을 강조했다. 다시 말하면 '매사에 진실해야 한다'는 윤리를 전한 것이다.

최근 안성시는 언론 보도를 통제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지탄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지적은 시 홍보담당관실이 '보도자료, 기자관리, (기사)스크랩'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황은성 안성시장에 대한 좋지 않은 기사가 보도될 경우 내부망(내부게시물)에 올리지 않았다는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 홍보담당관실은 본지가 보도한 '안성시 아파트 홈페이지 지원 중단(2016년 11월 22일)'과 '안성시 여성친화도시 조성 전무(2016년 11월 24일)'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직자들의 내부망(내부게시물)에 올리지 않은 채 은폐했던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기사가 보도된 이후 시 홍보담당관실이 아닌 타 부서의 내부망에는 '안성시의 홍보기사' 등이 올려져 있긴 했지만, 지적성 기사였던 일간 경기의 기사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보도된 기사들이 황 시장의 공약사업에 대한 지적사항이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쉽게 말해 안성시의 언론관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눈 가리고 아웅식'이었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단체장이 모르고, 공직사회가 입 다물고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식으로 받아 들여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안성시가 지금껏 언론 통제를 어떻게 해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 공직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 "황은성 안성시장이 시킨 일은 아닐 것"이라며 "홍보담당관실에서 과잉 충성, 잘못된 언론 정책 결정으로 빚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옛 사관(史官)들이 사초(史草)를 기록할 땐 목숨까지 내걸었다는 점에서 작금의 (안성시의)행태는 비교될 수 밖에 없다. 조선은 사초에 대해 시비를 가리지도, 그렇다고 고치지도 못했다. 뿐만 아니라 사초를 기록했던 사관들에게도 기록행위에 대한 면책권까지 있었다.

그런데 사관의 역할을 해야 하는 시 홍보담당관실은 황은성 안성시장의 눈과 귀를 막고, 한발 더 나아가 알권리마저 막아온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황은성 시장은 이제라도 '바른언론관'을 가진 공직자를 그 자리(홍보담당관실)에 앉혀야 할 것이란 여론이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런 사실을 알고도 황 시장이 이번 문제를 야기시킨 공직자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고 자리를 보존해 준다면, 어쩌면 홍보담당관실의 언론관이 곧 황 시장의 언론관일 수 있다는 일부 지적이 사실로 드러날 수 있다는 것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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