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엽 고현자
나무들이
무성하게 우거져 꽉찬
산 등성이에
해가 질 무렵부터
밤이 되기까지 사이에
내리는 노을
벌레먹은 배추잎처럼
헐어버린 구름 틈바구니에
짙어지거나 덮여 온다
산더미 같이
쌓여만 있던 할 일도
분주히 정리 되고
바람같이 흔들리는
운명의 숨결처럼
접어야만 하는 하루 해가
산허리를 핥고 지난다
고현자 기자
gohj@1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