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자가 남긴 글이다, '회사후소 繪事後素' 그림을 그리는 일은 바탕을 흰 색으로 칠한 후에 그림을 그린다는 뜻이다. 그림을 그리려면 먼저 바탕을 희게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선묵화가 禪墨畵家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백색의 한지나 흰색을 칠한 후 먹으로 그리거나 채색을 한다는 뜻이다. 본질이 있은 연후에 꾸밈이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이 글에는 숨겨진 철학이 담겨있다. 공자가 이 말을 한 것은 단순히 그림 그리기 이론으로 말한 것이 아니다. 외면보다 내면의 의식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바탕이 깨끗해야 그림이 잘나온다. 그러
어느 봄날에 양성수 지난 가을 울며 울며 잎 떨구던 나뭇가지 새 봄 맞아 새 잎 탄생 산고하네 하나 죽어 하나 탄생 우주의 섭리 내 무엇 슬퍼하리 우리 무엇 슬퍼하리
수덕사 총림은 덕숭산 아래 자리한 소나무 숲으로 유명하다. 또한 많은 스님들이 큰스님의 독특한 수행 가풍을 따르며 정진하고 있다. 스님들이 예불을 마치고 이동하는 모습은, 마치 기러기가 떼 지어 하늘을 나는 풍경과 같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필자는 문득 수행의 의미를 깨닫는다. 행동을 조심하라는 雁行(안행), 교만을 버리고 마음을 낮추라는 下心, 그리고 묵언. 수행의 세 가지 규칙을 실천하는 스님들의 모습은 자연의 순리에 몸을 내맡긴 고요한 기러기의 귀환과 전혀 다르지 않다. 어느 날은 산길을 오르다 어느 스님과 마주쳤다.
부천의 중동역 북측 동·서 방향의 원도심은 역세권으로 매우 오래된 집단 주거지이다. 인접한 80년대의 주공아파트는 이미 재개발 되어 오히려 1기 신도시보다 주거환경이 활성화 되어 있는 실정이다.동·서측 원도심은 10여년 전부터 재건축이 활발히 진행되기도 한 지역이었으나 매번 주민들의 첨예한 이견(異見) 대립으로 무산이 반복돼 왔다.특히 부천 중동과 1기신도시 특별법이 확대되어 ‘노후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 심의 중에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동역 인근 동측 원도심 거주민들의 주거형태가 연립이나 단독이 전체의
세무사로서 세무상담을 하다보면 많은 회사의 대표님들이 고액현금 입출금에 대해 문의를 해온다. 납세자는 막연하게 현금거래가 위험하다고는 알고 있지만 왜 위험한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결론부터 말하자면 고액이든 소액이든 현금을 입출금했다는 것만으로 세무조사를 받거나 세금이 추징되는 일은 없다.국세청은 국세기본법 등 세법에 따라 탈세혐의가 있는 경우에만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과세요건이 충족된 경우에만 세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는데 현금입출금 행위만으로는 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렇다면 국세청은 어떻게 세무조사
수유칠덕水有七德차를 달이는 불은 숯을 쓰며, 그 다음으로는 굳은 섶나무를 쓴다.차를 달일 물은 山水가 상등품이요, 강물이 중등 품이고, 우물물이 하등품이다. 陸羽 茶經에 나오는 말이다. 찻물의 소중함을 전하는 말로, 우리는 늘 상 茶를 함께 하면서 물을 끓이고 찻물이 우러나기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말로만 듣던 조급함이 사라지고 참고 기다리는 인내심과 차분한 심성을 배울 수 있고 어느덧 나에게도 배였다. 또한 노자는 道德经에서 上善若水와 水有七德으로 “선(善)은 물과 같아서 거의 도(道)에 이르고, 물은 일곱 덕(七德)이 있어서 다투지
하남시 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사퇴로 지역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지역적 문화 이미지를 떠나 하남문화를 총괄하고 책임지는 대표이사의 사퇴가 또 다른 인물 등용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솔직히 누구의 잘못을 짚기보다는 새로운 인물이 어떻게 변화를 주도할지 궁금증은 두 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차가운 시선은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하남문화재단의 임명권자인 하남시장의 인사 문제가 진실과 거짓의 판가름보다는 지속적인 문제점으로 대두될 시, 해명의 요지도 남아있다는 것은 분
봄의 웃음소리 양성수 花花花 花花花 花花
淸梅雪月色 混合一春風 청매설월색 혼합일춘풍맑은 매화와 눈빛 달빛이 한데 섞여진 봄바람이라,此是圓融處湛然空不空 차시원융처 담연공불공여기가 바로圓融한곳이니 맑게 비었는데도 비지 않았네.이 詩는 이방원의 스승이며 고려말기 유학자 운곡 원천석 선생의 글이다. 두문동 72현 중 1인이다. 두문동은 경기도 개퐁군 광덕면 광덕산 기슭에 있던 예 지명이다. 고려가 망하자 조선을 반대했던 고려 원천석 등 72현이 두문동에 들어가 끝까지 고려에 충성을 다하고 지조의 상징이다. 운곡 원천석은 고려 말 정치의 문란함을 보고 개탄하며 치악산에 들어가 농사
[일간경기=홍정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일정상회담 내용을 두고 한국과 일본 정부의 발표가 다르다. 도대체 독도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 16일~17일 1박 2일 간의 일정으로 정상회담했다. 그리고 16일 저녁에는 128년 노표 식당에서 오므라이스 만찬을 진행하며 12년 만의 한일 정상의 회담이라는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그런데 양국간의 정상 회담 이후 일본 관방장관의 브리핑이 문제로 떠올랐다. 일본 언론은 그의 말을 인용해 ‘ 강제동원 배상, 지소미아, WTO 제소 취소
1970년대 이후 대한민국은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온 국민이 팔 걷어붙이고 산업화 일꾼으로 나섰다. 그 결과 세계가 놀란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물질적 풍요를 이루게 됐다. 그러나 물질적 풍요는 우리 것보다 서구의 선진 문물이 좋다는 인식을 만들어냈고, 정신적 가치보다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지는 원인으로도 작용하게 됐다. 특히 서구 문화를 모방하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우리의 전통문화와 가치관은 마치 부정적인 것처럼 인식되는 분위기까지 생겨났다. 급격한 산업화로 가치
행복론 양성수 그릇이 작을수록 담을 음식 욕심내지 않고 예쁘게 채워지는 것만으로도 충만하다
靜座無爲 고요히 앉아靜座無爲 萬慮忘 湛然空寂是眞常 정좌무위 만려망 담연공적 시진상這般消息 誰能說 千頃澄潭帶月光 저반소식 수능설 천경징담 대월광고요히 앉아 모든 생각을 다 잊었으니담연하고 공적한것이 바로 진상일세이경지의 소식을 누가 말할수 있으랴천이랑 맑은 못이 달빛을 띠었구나! 耘谷 元天錫 (1330~﹖)의 詩이다, 고요히 앉아 모든 생각을 다 잊었으니 담연하고 공적한 것이 바로 진상이다. 세상은 모두 혼자이고, 홀로 앉아서 모든 생각 다 버리고 즐기는 운곡 선생의 칼칼한 자세가 그려진다. 어릴 때부터 학식과 덕망이 뛰어 났지만 고
첨단 산단은 소위 ‘대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의 전방위적인 지원은 물론이며, 유치(誘致)만 하면 해당 지역은 수조~수십조 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5일 국토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국가의 미래 먹거리가 될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이하 ‘첨단 산단’) 후보지를 발표했다.현 정부 들어 첫 산단 유치이자 최대 규모로서 전국의 지자체들은 앞다투어 ‘우리 지역’으로 모시기 위한 유치전을 뜨겁게 펼쳤다.그 결실로 경기도에서는 용인시와 비수도권 14
인류는 이제 새로운 문명세계로 건너가는 길목에 서 있다. 세상은 지금껏 익숙한 문화와 관습을 과감하게 버리고 전혀 가보지 못했던 미지의 문화공간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3년 전 세계적 감염병으로부터 시작된 문화 트렌드의 급격한 변화는 인류 문명세계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는 것이다. 본래 인류는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 내기 위해 끊임없이 문화활동을 하는 존재이다. 일상에서 끊임없이 접하고 있는 문화는 모든 인간생활의 근간이요, 문명의 기본 틀이다. 문화가 없는 인간사회는 소위 ‘단팥없는 찐빵’에 불과하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스스로 문명을
코로나19 끝자락, 대출이자와 난방비 폭탄을 맞으며 혹독한 겨울을 난 가정과 영세 중소기업이 어려운 봄을 맞이하고 있다. 여기에 큰 폭의 전기료 인상 등 모든 공공요금이 우리가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만큼 오르고, 각종 준조세 성격의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 등도 덩달아 뛰고 있다.그러나 우리 서민들이 미처 체감하지 못하는 세금도 이보다 훨씬 늘고 있음을 세수의 증가가 보여주고 있다. 이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올라 힘들게 하는 세금에 대해 알아보고 서민들이 관심을 갖고 여론을 형성해야 할 세법개정안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첫째
書齋에 홀로 앉아 書齋에 홀로 앉아 茶 달여 마시고 窓 밖이 밝아 窓門을 열어보니 滿月은 소나무 가지에 걸려 있는데 墨으로 찍어 놓은 듯 부엉이 나무 끝 창공에 슬피 우는구나. 茶 마시는 것이 곧 參禪임은, 차의 깊은 향기와 맛이 내면의 충만함과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초의선사는 차를 잘 끓이는 일을 인간의 윤리적 삶에 비유하여 차를 낼 때에는 中을 잘 가늠해야 하는데 이것은 중도의 삶을 체득하는 길과 같다고 하였다. 스님이 쓰신 “동다송” 에는 이러한 차의 사상이 잘 나타난다.“茶는 물의 神이요, 물은 茶의 몸체이다.”차가 우리에
구약 성경 열왕기하 24장이 배경인 ‘나부코’(느부갓네살의 이탈리아 이름)는 오페라의 거장 베르디의 걸작이다. 제3막 2장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예루살렘 멸망 후 바벨론 포로가 된 히브리인들이 조국을 그리워하는 통곡으로 시작한다. 예언자들의 희망의 메시지로 음악은 힘차게 진행되고 마지막 부분은 여호와께 용기를 달라고 기도하며 피날레를 장식한다.히브리 백성들은 노래라도 불렀다. 일제 강점기 조선의 백성들은 노래는커녕 ‘어머니’라는 단말마적인 외침도 용납 안 되는 참혹한 징용, 징병, 종군위안부의 노예적 삶의 기록이 있다.윤석열
한 치 앞 건너에는 양성수 천하 절색 서시 천근 솥 들어올리는 항우라 해도 씽씽 돌던 팽이처럼 결국 쓰러지는 것 한 세월 자랑 마라, 내일은 너의 세상이 아닌 것을
판교박물관 수장고에서 ‘이기익 증시교지(李箕翊 贈詩敎旨)’(1788년, 정조12년)를 만난 순간의 감정은 미세한 떨림 그 자체였다.‘증시교지’란 임금이 나라의 이름난 선비에게 시호를 내리는 교지를 뜻하며, 자헌대부 공조판서 겸 지의금부사 오위도총부도총관인 이기익에게 “양정공(良靖公)”이란 시호를 내린 것이다.전주이씨 덕양군파 종중에서 기탁, 보관하고있는 200년이 지난 조상의 유품을 오롯이 마주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맥을 소중히 이어온 옛 어른들의 노력과 박물관 시스템 덕일 것이다.박물관은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한계를 초월해 과거를